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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뮤지컬

2022 부산 뮤지컬 엘리자벳 후기 (옥주현/이지훈/이해준)

by 윤달생 2022. 1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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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0주년을 맞이해 전국 투어를 도는 뮤지컬 엘리자벳.

 

사실 얼마 전까진 뮤지컬 엘리자벳에 큰 관심이 없었다.

 

저번 레베카 공연이나 광화문 연가를 보고 무거운 분위기는 내 취향이 아니구나 싶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놈의 유튜브가 나를 또 살살 꼬시기 시작했고 나는 결국 거기에 넘어갈 수밖에 없었다.

 

캐스팅이 화려해서 늦게 티켓팅을 해봤지만 이미 자리가 없었다.

 

당연함...10주년에 이 캐스팅인데 부산 투어임...

 

그래서 3층자리로 예매하고 역시나 드림씨어터로 갔다.

 

 

 

입구엔 이렇게 천막들이 반겨주었다.

 

 

일찍 도착했더니 생각보다 사람이 없어서 발권 시작하자마자 포토존으로 향했다.

 

포토존 컨셉은 '나는 나만의 것' 넘버를 표현한 새장 컨셉

 

 

그리고 md도 구매했는데, 저번에 샀던 킹키부츠 프로그램북이 마음에 들었던지라 이번에도 구매했다.

 

 

10주년이라 그런지 대본집, 악보집도 같이 팔았는데 나는 연주에는 관심이 없어서 그냥 대본집만 샀다.

 

결론적으로는 대본집 완전 추천함!!

 

아무래도 모든 인물들이 제각기 다른 대사로 노래를 부르면 알아듣기 힘들기도 해서, 대본집을 보면 도움이 된다.

 

 

공연 시작 전에 무대를 보는데 이런, 오케스트라가 또 없다...

 

내가 예매한 사이트에는 MR로 대체된다는 공지가 없어서 굉장히 실망했다.

 

역시나 지방 공연엔 오케스트라가 안 오는구나. 근데 가격은 역시 똑같구나.

 

커튼콜 때 사진 한번 허용해주는 적 없으면서 같은 서비스도 아니고 왜 가격이 똑같은 걸까?????

 

왜일까???? 그런 의문이 드는 도중에 공연이 시작되었다.

 


 

 

일단 옥주현 배우를 이번에 세 번째 보게 된 거여서, '아 옥주현 당연히 잘하지' 생각하고 봤지만

 

이번엔 미쳤다. 정말 역대급이었다.

 

공주 역할이 이렇게 잘 어울리는 사람인지 몰랐다.

 

처음에는 공주처럼 맑고 어린 목소리로 노래 부르다가, 세월이 지나며 느껴지는 목소리의 무게 변화가 인상적이었는데

 

근데 막 뛰어다니면서 음 하나 흐트러지는 법도 없었고, 눈빛 연기도 미쳤고.

 

'내가 춤추고 싶을 때' 넘버에서 빙글빙글 제자리에서 돌며 노래를 부르는데 와, 나는 바닥에 무대장치가 있는 줄 알았다.

 

저렇게 빙글빙글 잘 돌면서 노래를 어떻게 잘하지...

 

'행복은 너무도 멀리에' 넘버에서도 눈물이 안 날 수가 없었다.

 

삶에 지친 눈빛, 그리고 죽음을 맞이하며 결국 자유를 되찾은 그 얼굴ㅠㅠ...

 

공연을 볼 때마다 새로 보게 되는 배우인 듯하다. 

 

넘버 끝나고 옆에서 미쳤다 소리가 들리던데 너무 공감됐음.ㅠㅋㅋㅋ

 


 

그리고 이번에 다시 보게 된 배우는 바로 이지훈 배우였는데

 

사실 난 이지훈 배우에 대한 이미지가... 그리 좋진 않았다...ㅜ

 

옛날에 해피투게더에 나왔을 때 보였던 그런 마초적인 감성을 어렸을 때부터 별로 좋아하지 않았음...

 

근데 그런 끼? 가 루케니 역할에 정말 찰떡이었다.

 

능글능글하지만 여유롭고, 조롱하는 듯한 시니컬한 행동들... 그리고 가창력도 좋았음.

 

그냥 루케니 하려고 뮤지컬 시작했구나 생각했다. 무대매너도 좋아서 반응이 장난 아니었다.ㅋㅋㅋㅋ

 

다만 나는 3층이어서 2막 시작 때 관객석 중간에서 등장하는 루케니를 보지 못해서 너무 아쉬웠다.

 

하다못해 2층에라도 내 자리가 있었더라면....

 

아무튼 극을 이끌어가는 화자이자 중요 인물인 루케니에 부족함 없는 배우였다. 오히려 넘침.

 


 

 

 

뉴 캐스팅인 죽음 역의 이해준 배우.

 

뉴 캐스팅이지만 저는 얼굴 보고 이 공연을 꼭 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ㅋㅋㅋㅋㅋㅋㅋ

 

반은 농담이고, 앙상블 출신이라는 말에 바로 마음을 결정했다.

 

실제로 보니 잘생겨꼬...목소리가 맑은 청년의 목소리 느낌이어서 늙지 않는 죽음의 역에 잘 어울렸다고 생각한다.

 

약간 전동석 배우랑 비슷한 느낌. 

 

다만 죽음 이색기...잘생겼지만 씨씨를 오지게 괴롭혀서 좀 얄미운 느낌이었다.

 

마마보이 요제프도 짜증 나는데 집요하게 괴롭힌다 싶은 건 죽음의 짓인 것처럼 나오기 때문에...

 

물론 씨씨의 삶이 그만큼 고달팠고 우울증으로 인해 죽음의 유혹에 시달렸다는 거겠지만 이걸 인물로 표현하니까 정말 나쁜 놈이다. 그러니까 씨씨가 죽고 나서도 씨씨를 온전하게 얻었다는 느낌은 아니었던 듯.

 


루돌프 아역배우도 너무 귀엽고 연기를 잘했고 (늦은 시간까지 저 아가가 고생하는구나 싶었음)

 

성인 루돌프 연의 장윤석 배우도 너무 잘해서 놀랐다.

 

그리고 무대 화장 탓인가? 포스터 사진보다 이목구비 너무 진해서 깜짝 놀랐다.

 

 

씨씨를 닮아 잘생겼다는 것을 고증한 것인가? 그렇다면 인정한다. 

 

 

 

이번이 두 번째인 민영기 배우도 뭐.... 말이 필요 있나... 역시나 잘함.... 왕자 전문 배우임....

 

민영기 배우도 이전보다 더 좋았다. 저번엔 댄버스랑 혐관이였는데 이번엔 부부로...ㅋㅋㅋㅋㅋ

 

객관적으로 보면 입만 로맨티스트 같은 요제프도 너무 절절한 눈빛이랑 목소리로 표현해서 진짜 사랑꾼으로 보일 정도...

 


 

앙상블도 너무 좋았는데, 특히 밀크 넘버에서 단체로 우유통을 바닥에 탕탕 치는 장면이 너무 멋있었다.

 

 

앙상블이 웅장하다는 말은 이럴 때 쓰는 거고만

 

 

사실 극이 시작하기 전에는 10주년이니 만큼 오래된 극이라 소박하고? 촌스러울 수도 있겠다는 편견이 있었는데

 

무슨 소리, 10년이나 흥행한 데에는 이유가 있다.

 

무대가 너무 화려했고 연출도 너무 좋았다.

 

무도회의 기둥이 돌아가며 사람들의 앞 뒤 얼굴을 연출한 것들도 좋았고

 

 

 

연기로 강물을 연출해 배를 띄운 것도

 

 

창으로 비추는 빛이나 거울을 통한 연출들도... 다 너무 인상 깊었다.

 

무대가 너무 멋있었기 때문에 앞자리에 앉지 못한 게 너무 슬펐다.

 

멋진 무대 + 멋진 배우들 때문에 제일 많이 소름 돋아했던 공연이었다.

 

넘버도 좋고, 스토리도 좋고, 개연성도 괜찮아서 각각의 인물들 입장이 이해가 잘됐다.

 

보고 난 직후 이건 한 번 더 봐야 한다 싶어서 다른 지역 공연까지 찾아봤지만 이미 표가 없었다.

 

시간을 되돌려서 다시 이 공연을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 공연이 이번이 10주년이라 내년부터는 똑같은 무대를 다신 볼 수 없다고....ㅠ

 

늦게라도 봐서 다행인 걸까... 제발 dvd나 음원이라도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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