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블로그 글을 둘러보다가, 뚜레쥬르 면접 후기에서 갑자기 파리바게뜨 교육 후기로 얼레벌레 넘어간 것을 발견했다.
중간 과정의 공백이 꽤 크게 생겼구나 싶어서...예전에 써볼까 생각했던 뚜레쥬르 제빵기사 교육에 관해서도 글을 써보기로 했다.
한 달 정도 밖에 안 되는 기간이지만 궁금한 사람이 있겠지 싶기도 하고
같은 프렌차이즈라도 교육방식과 분위기의 차이가 생각보다 크기 때문에, 차이점 위주로 써보려 한다.
1. 뚜레쥬르 제빵기사 교육
일단 제빵기사 교육은 기본 3개월이다. (뚜쥬는 한동안 한 달 정도로 줄여서 했다고는 들었음..)
그리고 필기 + 실기 시험을 거쳐 합격여부가 결정된다.
뚜레쥬르는 필기의 비중이 그리 크지 않았고 난이도도 어렵지 않았다.
한 번 흝어보면 70~80퍼센트 맞출 수 있는 정도?
필기 점수가 낮다고 불합격을 주지는 않는 듯했다. 근데 너무 쉬운 문제를 틀리면 인간적으로 좀 창피해질 순 있음.
대신 실기가 조금 어렵다.
한번의 교육 후 바로 혼자서 모든 제품을 만들어봐야 하는데,
40종류 3번, 60종류 3번, 80종류 3번. 총 3번씩 개인 연습 후 최종 테스트를 진행한다.
(근데 이것도 중간에 중도포기 하는 사람이 많아지면 텀이 짧아져서 더 많은 연습을 할 수도 있음)
생각보다 시간 제한도 빡빡한데, 하루에 제빵, 케이크 시험을 모두 치러야 하기 때문에
테스트를 치르는 날에는 하루종일 정신이 없다.
심지어 내가 오전 제빵테스트라면, 오후에 테스트할 사람을 위해 빨리빨리 빵을 해치워야 하기 때문에 더 쉽지 않다.
대신 장점은, 연습기간 동안 자기가 만든 빵이나 케이크를 모두 가져갈 수 있다는 점.
단점은 자기가 만든 빵이나 케이크를 모두 가져가야 한다는 점....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은 시선집중을 받을 수 있다.
큰 캐리어에 빵을 담아도 다 담기지 않아서 비닐에 빵을 욱여넣고 옮겨가야 하는데... 비 오는데 환승해야 한다면...^^
초반에는 다른 사람들에게 빵을 나눠줄 수 있어 좋지만, 그것도 한두 번이지 어느 정도 한계가 온다.
80종류를 6개씩만 구워도 약 500개인데, 이걸 매번 누구에게 뿌릴지 고민하는 것도 일이다. 난 40종 처리하는 것도 벅찼다...
복장면에서도 두 프랜차이즈 간의 차이가 있는데, 뚜레쥬르는 캡 모자와 상의, 앞치마가 전부였다.
팔토시는 개인지참이었고 바지와 운동화는 자율. (대신 크록스나 슬리퍼, 반바지 금지)
내가 느낀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보안이었다.
뚜레쥬르는 보안에 관해 조금 관용적인 분위기였다.
물론 레시피 유출은 큰 문제이긴 하지만, 이건 개인이 조심해야 할 문제이고
제조공정이나 이론은 모두 교재에 쓰여 있어 관리가 쉬웠고, 만드는 과정 또한 영상으로 찍어서 집에서 혼자 돌려볼 수 있었다.
당연히 휴대폰 사용도 자유로웠다.
배달음식을 시켜먹는 것도 허락됐음. (교육장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그래서 비교적 자유로운 분위기처럼 느껴졌다.
2. 파리바게뜨 제빵기사 교육
파리바게뜨는 뚜레쥬르에 비해 필기의 부담이 큰 편이라 생각된다.
(그렇다고 실기의 비중도 결코 적지 않다. 당연히 모든 테스트 중 실기가 가장 중요하니까.)
파리바게뜨는 필기, 실기 등 여러 평가 항목이 명확하게 구분되어있는데,
항목마다 달성해야 하는 점수가 있고, 모든 항목을 합쳐 평균 70점 이상이 되어야 합격할 수 있다.
필기시험이 매주 있고, 난이도도 상당한 편이라 밤새워 공부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나는 머리가 좋은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공부를 하고 그렇게 창피한 점수는 받아본 적이 없는데
한동안은 내 점수에 납득할 수 없었을 만큼... 점수가 잘 안 나왔다.
처음 시험은 그냥 무식하게 공부하고, 요령을 익혀 효율적으로 공부하는 방법이 필요한 것 같다.
대신 실기 부분은 뚜레쥬르보다 완화된 느낌.
제빵 품목이 60종이고, 뚜레쥬르보다는 제한시간이 넉넉한 편이라
개인 연습 기회가 2~3번밖에 없더라도 초보자가 충분히 소화해낼 수 있는 스케줄이라 생각된다.
연습 때 만든 빵은 시식용을 제외하고 가져갈 수는 없다. 보안 때문이다.
대신 기부를 하기 때문에 버려질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나는 코로나 때문에 시식이 금지되어서 몇 가지는 가져가서 먹을 수 있었다.
케이크도 가끔 하나씩 가져갈 수 있었음.
복장은 위생모와 상의, 앞치마, 하의, 팔토시 모두 제공된다.
신발은 자유지만 역시 안전상의 이유로 샌들이나 크록스는 금지되어 있다.
교육 중 가장 크게 느낀 차이점은 바로 보안에 관한 부분이었는데,
레시피를 책자로 제공하는 뚜레쥬르와 달리 파리바게뜨는 레시피 유출 방지를 위해 레시피를 제공해주지 않는다.
그럼 어떻게 레시피를 공부하느냐.
그냥 교육장에서 배운 걸 다 메모해서 집에서 공부해야 함.
그래서 교육시간에 아주 집중해야 한다...
그리고 교육장에 CCTV가 있기 때문에 휴대폰 사용도 금지다.
역시 보안유지 때문이다.
뭐, 휴대폰 쓸 시간이 별로 없긴 하지만... 이런 점에선 조금 불편했었다.
배달은 당연히 금지였고, 뚜레쥬르보다는 군기가 잡혀있는 느낌이다.
근데 진짜 이건 교육장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단정하기에는 힘들다.
그래도 내가 뚜쥬보다 비교적 힘들었던 파바 교육을 버틸 수 있었던 건, 역시 파바 복지가 좋아서... 였을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물론 둘 다 경력 없는 생초짜가 하기에 불가능한 수준은 아니니 대충 이런 분위기구나 하는 것만 알아가시면 되겠다.
일자무식인 나도 하는데 뭘
사실 제빵기사 교육에 관한 글은 쓰기 전에 많은 고민이 들어 미루게 되고, 그러다보니 늦게 올리게 된다.
아무래도 둘 다 보안이 중요하기도 하고, 교육 내용에 관해 유출하지 않겠다는 각서도 쓰기 때문에 꺼려진달까.
그래도 누군가는 간절히 제빵기사가 되고 싶을 것이고, 작은 정보 하나라도 얻고 싶은 마음일 테니
최대한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는 정보를 써봤으니 많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파리바게뜨 교육이 더 알고싶다면 이전 글인 수료후기를 참조
https://100-kinds-of.tistory.com/121
마지막으로 그냥 끝내기 아쉬우니까 교육 중 찍었던 사진이나 풀어보겠음.
갑자기 교육에 대한 글을 쓰니 추억이 새록새록....감회가 새롭다.
이제 정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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