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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뮤지컬

2021 뮤지컬 위키드 부산공연 재관람 (손승연/나하나/진태화)

by 윤달생 2021. 6.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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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 달 위키드를 보고 나서 한동안 위키드 뽕에 한참이나 취해있었다.

 

모든 넘버를 플레이리스트에 담아 반복 재생하면서 갑자기 감정 이입돼서 왈칵거리던 짓을 몇 주 동안 했었음...ㅎ

 

저번엔 옥정페어를 봤었는데, 새로 캐스팅된 손나 페어(손승연, 나하나)도 평이 너무 좋아서 한 번 더 봐야겠다고 다짐했다.

 

위키드 캐스팅은 언제나 평이 좋았지만 처음인데도 불구하고 너무 극찬이 자자해서... 너무 기대고 설렜다.

 

 

마침 마지막 공연 날에 자리가 있길래 재빨리 예매했다.

 

모든 공연은 첫 공과 막공에 더 기대가 되는 법인지라...

 

아무튼 그렇게 오늘, 손파바과 나나글을 보고 왔다!

 

또 보니 더 반가웠던 위키드 포스터

 

 

이번엔 좀 늦게 도착해서 공연 시작 50분 전에 도착을 했다.

 

생각보다 사람이 적어서 왜 이리 사람이 없나 의아했었는데 괜한 걱정이었다.

 

이미 다들 모든 준비를 마치고 자리를 찾아갔었나 보다.

 

저번에 못 샀던 md를 구매하려 했는데, 대기줄이 없다 했더니 전부 매진이었다.

 

defying gravity 배지 사고 싶었는데...

 

모두 매진된 와중에 딱 하나 남아있던 글린다 마법봉...

 

그래 너라도 있어줘서 고맙다...

 


 

오페라글라스도 모두 소진돼서 못 빌렸다.

 

동행인은 이번 뮤지컬이 처음이라 오페라글라스를 꼭 빌려주고 싶었는데...

 

너무 느긋하게 도착한 게 패착이었음.

 

그래도 그렇게 뒷자리는 아녔던지라 아쉬움을 뒤로하고 입장했다.

 

 

네사로즈와 보크를 제외하고는 완전 새로운 조합이여서 더 좋았다.


 

공연이 시작되고 첫 넘버인 no one mourns the wicked가 시작되자마자 갑자기 또 슬퍼지는 도중...

 

드디어 등장한 나하나...!

 

목소리가 무슨 디즈니 공주 같았다. 

 

근데 성량도 좋아서 너무 신기했다.

 

와 저 목소리로 이 성량을 낸다고...? 싶었음.

 

정글린다와는 다른 통통 튀는 매력의 글린다였다.

 

너무 귀여워ㅠㅠ

 

 

 

그리고 이후에 손승연이 등장하는데 와, 왜 다들 손파바 손파바 했는지 바로 알았다.

 

첫 뮤지컬임에도 불구하고 연기력이 되게 좋았다.

 

딕션도 좋아서 대사가 귀에 푹 푹 박혔다. 말 그대로 귀에 꽂아 넣었음.

 

 

무엇보다 노래를... 진짜 미친 듯이 잘했다.

 

1부의 마법사와 나, 디파잉 그래비티를 손승연 엘파바가 장난 아니게 잘 부른다는 말을 들어서 기대가 한껏 높아져있었는데도 불구하고 내 기대치를 뚫어서 박살 내버렸다.

 

사람 몸에서 어떻게 저런 소리가 나오지??? 하면서 봤던 것 같다.

 

미친 성량인데 미친 딕션에 미친 음정과 미친 감정표현... 진짜... 진짜 영상은 10분의 1도 담아내지 못했다.

 

음정을 가지고 논다는 말 여태 공감해본 적이 없었는데 이번에 경험했음.

 

1부 도중에 소름이랑 눈물이 동시에 자기주장을 해서 너무 바빴다.

 

손승연은 전설이다. 그냥 가슴이 웅장해진다...

 

 

그리고 진피에로...

 

나를 놓지 마 너무 잘 부르고요...

 

개인적으로 dancing through life는 서경수가, 나를 놓지마는 진피에로가 조금 더 잘 어울리는 것 같다.

 

물론 둘 다 잘해서 개인 취향으로 나눴음.

 

비교 아님. 오해 금지...


 

옥정페어도 좋았고 손나페어도 좋았지만 역시 차이는 있구나 싶었다.

 

바로 캐릭터 해석과 애드립...?

 

당연한 거겠지만 직접 보니 더 확 와닿았다.

 

 

옥주현의 엘파바는 좀 더 침착하고 어른스러운 느낌이었고 정선아의 글린다는 캠퍼스 여왕님의 느낌이 났던 반면

 

손승연의 엘파바는 더 패기가 넘쳤고 나하나의 글린다는 어화둥둥 공주님의 느낌이었다.

 

옥정페어는 성숙한 친구들의 우정이었다면 손나페어는 고등학생 케미가 돋보였달까.

 

 

그리고 애드립 차이도 찾아보는 재미가 있었다.

 

옥정페어는 아무래도 위키드 경험치가 높다 보니 더 노련한? 정성적인? 극의 흐름이 느껴졌다.

 

캐릭터의 완급조절이 정말 잘되는 느낌이었고, 코믹한 애드립이 돋보여서 웃다 울고 엉덩이에 털나서 나왔었다.

 

 

반면 손나페어는 아직 미성숙한 캐릭터들이 더 잘 표현된 느낌이었고 그만큼 흐름이 자연스러운 느낌이었다.

 

그리고 원작의 흐름을 최대한 따라가려 한 느낌을 많이 받았다.

 

애드립도 원작 부분이 잘 반영돼서 브로드웨이 남부럽지 않았음. 한글패치 최고야!

 

극 흐름이 자연스럽다 보니 감정이입이 잘 됐고 표현도 너무 잘해줘서 눈물을 좀 더 많이 흘렸다.

 

사실 이미 내용 알고 봐서 더 이입했던 걸 수도 있지만... 아무튼 둘 다 최고였고 후회 없는 소비였다는 건 변함없음.

 

 

같은 뮤지컬을 여러 번 보는 것을 회전문 돈다고 하던데, 왜 뮤지컬 팬들이 그렇게 회전문을 도는지 깨달은 오늘이었다.

 

같은 역할임에도 불구하고 조금씩 다른 인물들, 그리고 감정선... 보면 볼수록 재밌는 게 뮤지컬인 듯하다.

 


막공이다 보니 커튼콜은 저번과 다르게 더 길게 진행됐다.

 

이번엔 소감도 들어볼 수 있는 시간이 생겼다.

 

작년 겨울부터 연습을 시작해 약 반년 동안 마스크를 쓰고 연습을 했다고 한다.

 

그래서 첫 공연 때 서로의 얼굴을 처음 보고 많이 놀랐다고...ㅋㅋㅋㅋㅋ

 

피에로 역의 진태화 님은 공연 전부터 눈물이 날 것 같았다고 한다. 

 

서울 막공 때 많이 울어서 안 울려고 했는데 실패하심.ㅜㅋㅋㅋㅋ

 

 

그리고 옆에서 계속 우는 나나글...ㅠ

 

소감 말하는 중 옆에서 계속 눈물 닦고 코 풀고... 본인 차례에는 우느라 말을 제대로 못 했는데 그 모습이 너무 귀엽고 같이 눈물 났다.

 

양 쪽에서 너무 울다 보니 손승연 님은 오히려 못 울겠다고...ㅋㅋㅋㅋㅋ 소감을 말하는데

 

다 말하고 나서 "와! 나 오늘 완전 어른스러워!"라고 하는데 진챠 본체 성격 글린다랑 바뀐 것 같아요.

 

너무 좋다는 뜻입니다.

 

 

그렇게 눈물의 손나진 페어의 막공이 끝났다.

 

나도 같이 눈물 났다.... 진짜 가지 마.... 아니야 빨리 돌아와.... 아냐 가지 마....ㅜ

 

 

아무튼 이번 기회로 값비싼 취미가 생겨버렸다.

 

다음 달엔 레드북 봐야지...

 

그리고 법적으로 뮤지컬 지방순회 의무화해야 한다고 지정해주라... 서울 너무 머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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