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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독서

[독서] 대중문화로 철학하기, 『B급 철학』

by 윤달생 2020. 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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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너무 실용서적이나 문학책만 읽은 것 같아서 균형을 맞춰보겠답시고 도서관 철학코너를 기웃거리다 발견한 책.

 

게임, 만화, 드라마, 영화와 철학을 연결한 인문학 책인데, 대중문화라 더 재밌게 읽히지 않을까 싶었다.

 

재밌게 읽은 부분만 정리해보자면

 

 

1장 - 우리는 무엇을 소비하는가?

 

쇼핑몰을 배회하는 좀비들을 소비자본주의의 현대인과 연결시키며 시작되는 이 주제는 소비자본주의에 대해 다루고있다.

 

마침 미니멀리즘이란 주제에 관심이 있는 상태라 흥미로운 부분이었다.

 

우리의 소비행위는 정말 필요해서가 아니라 자신과 타자를 구별하는 기호를 얻기위해 이루어진다는 내용인데,

 

사물이 지닌 기호에 집중하게 되면 인간이 더이상 주체적으로 존재하지 않고, 물건으로 자신을 표현하게 되어  

 

인간보다는 물건이 지닌 가치를 더 중요시하게 되고

 

결국 이러한 소비행태가 사람간의 직접적인 소통과 연대를 약하게 만들 수 있다고 말하는 점이 흥미로웠다.

 

 

내가 무엇을 소비하고 있었는지 생각해보기 좋은 주제였음.

 

 

2장 - 연대의 이유

 

우리가 어벤저스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불안한 사회일수록 불안을 해결할 수 있는 절대적인 히어로에 열광한다.

 

그러나 영화에 나오는 히어로들은 강한 힘으로 인해 일반인들과는 단절되며 정치나 언론등의 거대악앞에서 속수무책으로 당하게 된다.

 

이러한 히어로들의 모습은 오히려 사회적 약자의 위치와 비슷하며, 거대악에 맞서기위해서는 결국 약자들끼리 연대해야 한다고 어벤저스의 예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개인주의가 강해질수록 합리성만을 강조하게 되며,

 

인간을 도구적으로 생각하게 되고,

 

이 생각이 강해질 수록 정치는 현대판 독재에 빠지기 쉽다고 말한다.

 

자기에게만 갇혀있는 좁은 시야와 생각은 타인에게 무심하게 만들고 합리적으로 보이는 국가권력에 모든 권리를 맡기게 돼 개인의 자유를 잃게 만든다는 것이다.

 

그렇기때문에 우리는 타자를 나와 대등한 존재로써 인식해야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다양한 가치를 존중해야하며, 서로의 권리를 지키며 기득권에 대항해야 한다.

 

2장은 갈등론과 연결시켜 읽게되어서인지 더 설득력있게 다가오기도 했다.

 

 요즘 뉴스기사를 보면 남녀갈등과 다문화차별, 정규직과 비정규직 등 수많은 갈등을 마주할 수 있다.

 

옛날에 지주들이 소작농들끼리 갈등하게 만들어 기득권을 지켰다고 한다.

 

그러니 불안한 사회일수록 약자들이 서로 어려움을 인정해주고, 연대해야한다.

 

수평폭력이 늘어날수록 이득을 보는 것은 소수의 기득권층이 될테니까.

 

 

6장 - 겨울왕국과 피로사회

 

이번 주제는 '왜 우리는 겨울왕국에 열광하게 되었는가?'이다.

 

겨울왕국은 수많은 클리셰들을 비틀어 많은 재미요소를 지니기도 했지만, 가장 흥했던 렛잇고의 노래 가사가 사람들의 공감을 얻었기 때문이 아닌가 하고 저자는 생각한다.

 

스스로 억압하던 것들을 모두 벗어던지고 자유를 찾는다는 노래의 가사가 스스로를 억압하는 현대인들의 마음을 대변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왜 현대인이 이토록 스스로를 채찍질하고, 우울증에 시달리게 되었는지 '피로사회'란 책을 통해 설명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피로사회를 정말 재밌게 읽었고, 겨울왕국도 재밌게 봤기 때문에 이 연결이 정말 흥미로웠다.

 

피로사회는 지금의 시대가 피로로 병든 사회이며, 이는 긍정의 과잉으로 인한 결과이며 왜 우리가 이러한 피로사회에 살게되었나 진단하는 글이다.

 

사회 구조적 문제가 아닌 스스로의 문제에 집중하며, 더 노력해야한다며 스스로를 째찍질하며 더 할 수 있다는 과잉 긍정으로 인해 우울증에 빠지게 된다는 뜻인데, 엘사가 스스로 더 잘해야한다며 괴로워하는 모습이 현대인에게 공감을 일으킨 것이 아닌가?하는 의견에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다.


 

철학이라는 주제를 일상에서 자주 접할 수 있는 대중문화와 연결해서 생각해볼 수 있다는 점이 정말 흥미로웠다.

 

일상에서 소비하는 문화 컨텐츠들이 왜 공감을 얻고 흥미를 이끌 수 있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무의식적으로 공감하고 즐기기 보다는 그 근본적 배경을 사회와 연결시켜 개인과 사회를 이해할 수 있는 것이 인문학이 아닐까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었고,

 

대중문화를 그저 흥미위주로 즐기는 것에서 더 나아가 다양한 관점에서 볼 수 있도록 연습해야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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