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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일기

[Lv.0] 튜토리얼 - 초보제빵기사

by 윤달생 2021. 10.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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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근무 첫 주에 몸살이 났다.

 

하루 종일 서있는 건 이제 내성이 생겼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보다.

 

허리와 어깨가 너무 아파서 퇴근 후에 집에서 못움직일 정도였다.

 

디스크가 조금 있는데, 그것 때문인지 도저히 일어설수가 없어서 1시간 정도는 누워서 허리 찜질만 했다.

 

첫 주에는 발령 받은 매장에서 인수인계받은 것들을 정리하고 신경 써야 했는데

 

너무 피곤하고 지쳐서 이게 조금 힘들었다.

 

그리고 일 하는데 쉴 틈 없이 정신없이 빠르게 진행되다보니 아는 것도 헷갈리고, 기억도 안 나서 자괴감이 많이 들었다.

 

특출나진 않았지만 그래도 그렇게 머리가 나쁘다는 말은 들어보지 못했었는데...

 

내가 이렇게 바보였나 싶을 정도였다.

 

근데 집에서 아무리 더 공부하려해도 지쳐서 잠들기 바빴다.

 

버텨서 공부를 더 해도 잠이 모자라면 다음날 기억이 안 나고... 악순환이다.

 

 

2.

 

최종 테스트와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빠르게 일이 진행돼야 하는데

 

점심시간까지의 텀이 길다 보니 중간에 체력이 다해 일에 집중하기가 힘들었다.

 

끝까지 집중해서 밀도 있게 일해야 제시간에 끝낼 수 있을까 말까인데, 정신을 놓으니 늦어질 수밖에...

 

 

3.

 

빵을 굽는 중엔 너무 바빠서 화장실 갈 틈도 없다.

 

그래도 빵을 다 굽고 다음날 구울 빵 준비까지 끝나면 마음에 약간의 여유가 생기는데

 

이 여유에 속았다가는 큰일 난다.

 

왜냐면 케이크와 청소, 발주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케이크를 하면서 놀랐던 건 생각보다 과일 준비 시간이 아주 오래 걸린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생각보다 많은 케이크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도. (이건 매장마다 다르겠지만)

 

나는 아이싱은 크게 못하진 않는다고 생각하지만, 과일을 정말 못 올려서 고역이었다.

 

과일을 너무 못 올려서 한 소리 듣긴 했는데 그래도 지금은 그나마... 기본 근처에는 가고 있는 것 같다.

 

못하는 것이 있을 수밖에 없다. 나는 초보니까.

 

그래도 알려주는 사람이 많아서 나아질 기회가 많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4. 

 

발령 후 예상치 못한 난관이 생겼는데 바로 발주!

 

물론 교육받을 때 발주에 대해서도 교육받긴 했지만 

 

발령받은 매장이 하루에 얼마만큼의 원부재료를 사용하는지, 얼마나 남았는지

 

유통기한까지 고려해서 주문을 넣어야 하다 보니 발주를 넣을 때마다 많이 고민하게 된다.

 

그리고 이 작업이 생각보다 오래 걸려서 근무시간에 하면 퇴근을 못한다.

 

주문을 하고 맞게 했는지 확인 작업까지 하면 못해도 1~2시간 걸리기 때문에 나는 집에 와서 하고 있다.

 

재택근무하는 기분이 들긴 하지만... 퇴근을 해야 하니까 어쩔 수 없다.

 

이 발주라는 작업은 휴일에도 해야 하기 때문에 휴일에도 일에서 완전히 자유롭기는 힘들 것 같다.

 

그래도 이 부분은 내가 이 직업을 선택하며 이미 각오했던 부분이라 크게 억울하거나 힘들지는 않음.

 

 

5.

 

아직은 인수인계 중이라 혼자 일하는 게 아니다 보니 심하게 늦게 마치지는 않지만

 

혼자 일하면 12시간 근무도 가능할 것 같아서 너무나 두렵다...

 

초반 3개월 정도는 익숙해질 때까지 늦게 마친다는데... 죽었다 생각하고 버텨야지 싶다.

 

그래도 연장근무 수당 다 챙겨줘서 다행이다....ㅎ.... 부자 되겠네....ㅎㅎ

 

 

6.

 

나는 빵집에 일하면서 사람들이 빵을 이렇게 좋아하는지 처음 알게 됐다.

 

다들 재난지원금으로 빵만 사 먹는 걸까?

 

그렇게 많은 빵을 매일 굽는데 어떻게 다 팔리는 걸까?

 

다들 탄수화물을 정말 좋아하나 보다.

 

근데 사실 나도 이제 진짜 빵순이가 돼서.... 휴일에 빵사먹었다.

 

제빵사 장점: 빵 사 먹어도 직업병이라고 생각해줌

 

제빵사 단점: 다른 빵집 왜 가냐고 주위에서 물어봄

 

교육기간 동안 파바 빵만 먹다 보니 다른 빵집과 외도를 하고 싶어 질 수밖에 없는 내 심정을 아무도 모른다.

 

나는 뚜쥬 교육 때 뚜쥬 빵에도 질린 편이어서 (뚜레쥬르는 교육 때 자기가 구운 빵을 모두 다 가져가야 함)

 

개인빵집 탐방에 취미가 붙었을 뿐이다.

 

그리고 남이 구워준 빵이 제일 맛있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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